주님께만 붙들리는 삶

- 주님 앞에서의 갈망
'주님, 제가 주님을 갈망하오니
주님께만 붙들리게 해주세요'
여전히 답답하다.
앞은 잘 보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과 멀어진 듯한 기분.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이게 아닌데'
'나는 이렇게 살고 싶은 게 아닌데'
나도 모르게 불평과 불만이 나오는 순간마다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삶의 여정을 가는 동안 울퉁불퉁한
길을 마주할 때도
내 빛이 여전히 너를 비추고 있음을 신뢰하라.
형통할 때 나를 찾고,
어려운 시기에도 나를 구해라.
항상 너를 지켜보는 나를 발견하게 될 거다'
- 연애를 시작하며
최근에 연애를 시작했다.
나 중심으로 살던 내 삶에
갑자기 누군가가 들어온다는 건,
그 사람을 통해 내 지경과 내 세상이
확장될 수 있다는 기회라서 기쁘면서도 동시에
'나는 무엇을 포기할 수 있지?' 를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한다.
오빠를 만나기 전까지는 나의 성장,
나의 성공이 삶의 중심이였다.
그 욕망이 때로는 나를 아프게 했지만
동시에 좋은 모티베이션이 되어주곤 했다.
'배워서 남 주자' 의 경건한 부담감 아래에서
더 배우고, 더 잘하고, 더 흘려보내주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그런데 오빠를 만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어떻게 하면 함께 살면서 돕는 베필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온전히 '나' 에서 '우리' 로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 우리가 되는 과정이 신기하다
28년간 단 한 번도 연애를 주변에 알린 적이 없기에
많은 지인들에게 sns와 카톡으로 공유하면서
정말 많은 축복과 응원을 받았다.
그중 한 지인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남자친구를 통해 새로운 일을 하게 되고,
일에 대한 관점이 넓어졌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바라보는 나, 내가 원하는 일의 범주를 넘어,
그와 함께하는 과정 속에서 더 넓은 관점과 생각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세계관 확장처럼 느껴졌다.
또, 최근에 만난 내 지인 H양의 결혼 준비를 돕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나는 어디서 든 내 남자친구와 함께 라면
다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원래 살던 수원을 벗어나
진주로 내려 가는 게 외롭고 힘들 수는 있겠지만
오빠와 ONE TEAM이 되는 과정이 기대돼.
일이야 거기서 또 찾으면 되지.'
'아 이게 결혼이구나.' 깨달았다.
결혼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같은 꿈을 꾸는 것이고,
ONE TEAM으로서
하나님의 부르심 안에서 살아가는 것 이구나.
4. 부르심과 확신
예전에 기도원에서 만났던 목사님께서
'배우자인지 빠르게 확인하는 방법은
나의 부르심을 명확하게 알면 상대방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에요.'
라고 해주셨다.
아직 나의 부르심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내가 있는 자리가 부르심이라고 생각했고
확실한 건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갈망이 깊어졌다.
예배 할 때는 성령의 불이 임한 것처럼 뜨거워졌고,
동일한 상황 속에서도 감사와 안정감이 생겼다.
5. 하나님의 동행
여전히 나의 기질대로 살고 싶다,
나답게 살고 싶다는 나 중심적인 생각들이
여전히 내 안에 있다.
그러나 주님의 구원 사역과 맞닿은 모든 활동은
주님이 반드시 열어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배우자와 함께 걸어간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놀랍고 기대가 되는 영역이다.
연약한 나를 이렇게 사랑하셔서
작은 취향과 선호까지도 잘 맞는 사람을 보내주셨고
이제는 그와의 관계가 깊어지고
내가 더 오빠를 세워주고
존경하며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 하는 것.
이 모든 게 정말 다 은혜구나 싶다.
내가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하나님 저와 영적으로 통하는
동역자 남/여 구분 없이 한 명만 주세요'
라는 나의 기도를 배우자로 채워주시다니
역시 놀라운 주님이다.
몇 달 전 내가 작성했던 묵상 노트를 다시 펴봤다.
이 묵상 노트를 다시 읽어보면서,
영적인 민감성으로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겠다는
깨달음으로 마무리하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요즘이다.
할렐루야 주님, 사랑해요!
2025.06.15 묵상노트
1.우리는 우리 자신의 착함이나 의로움이나 종교적 열심, 또는 어떤 행위와 선행으로도 하나님 앞에 서서 인격적 만남을 요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지만, 하나님이 먼저 보여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그 앞에 설 수 있었습니다.
: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은 ‘내가 얼마나 잘했느냐’가 아니라 철저히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 많은 크리스천들은 율법적 기준: 내가 얼마나 봉사했는가, 기도했는가, 주일에 빠지지 않았는가 등의 기준으로 자기 신앙을 판단하거나 타인을 평가하는 경우들이 있다. 인간적인 시각이고 자기 의로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려는 태도라고 생각했다.
복음은 그 반대로, 내가 하나님을 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택해주셨고 아무 조건 없이 받아주셨다는 것이 복음이고 은혜라는 사실이 감사했다. 내가 뭘 하지 않아도, 그저 나의 존재 그 자체로 누군가가 사랑해줄 수 있다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점이다.
2.체험이 없어도,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습니다. 때때로 깊은. 깨달음이나, 울림, 체험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을 추구합니다.
: 나는 지금까지 성령의 임재와 역사하심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온 탓에 어느 순간부터 체험이 없을 때 ‘내가 하나님과 멀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실제로 체험을 구하는 기도를 드릴 때도 있었고 그 기도에 즉각적인 응답으로 체험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그때 내가 구한 것은 단순히 체험만은 아니였고 하나님을 구했었기에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중심이여서 체험이라는 방식으로 응답해주셨다고 믿는다.
하나님은 각 사람에게 다르게 일하신다. 어떤 사람에게는 특별한 체험이 없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유독 체험이 자주 일어나기도 하는데, 체험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가 목적이 되어야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체험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기도 하지만, 체험 그자체로 끝나지 않고 열매 맺음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하나님의 임재는 단순히 감각이 아니라 진리 그 자체로 믿는 것이 신앙의 성숙인 것 같다.
3.성경은 단순히 지적인 호기심으로 읽는 것이 아닌 살아계신 하나님과 그분의 뜻을 알아가려고 읽는 것이기 때문에
: 나는 말씀 앞에서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었을까? 하나님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말씀을 펴본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았을때가 더 많았다. 성경을 읽는 일이 마치 ‘공부’로 느껴질 때가 있었다. 텍스트 기반의 성경을 보다보면 전 후 그때의 상황과 맥락도 고려해야하다보니 글자만으로는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말씀은 흘러가고, 그 중 마음에 와닿는 몇 구절만 간신히 붙잡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기도에 더 익숙해졌던 것 같다. 기도는 내가 하나님께 드리는 말이기에 내 속마음을 풀어놓고 위로를 얻고 방향을 물었다. 반면, 말씀은 내가 하나님의 음성을 기다려 듣는 것이다. 내가 일방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 울리기를 기다리는 자리다보니 성격이 급한 나는 기다림을 어려워했던 것 같다. 이번 묵상을 통해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된다.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말씀 앞에 서고 있는지, 말씀이 공부가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는 거룩한 자리임을 다시 기억하면서 조급함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음성을 더 섬세하게 들을 수 있는 주파수를 맞추는 시간임을 말이다.
4. 본문에 해설한 부분에 의존하지 말고 본문 자체를 묵상하려고 노력하십시오. 다른 사람이 소화한 내용에 의존하면 스스로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나는 큐티나 예배를 드리는 시간은 참 좋아했지만, 정작 ‘말씀 그 자체’를 깊이 들여다보는 일에는 어려워했다. 큐티 해설이나 목사님의 설명에만 의존하고 나면, 성경 본문은 몇번이고 되새겨보지만, 그저 배경처럼 스쳐 지나갈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이 책에서도 강조하듯, 다른 사람이 해석해준 말씀도 귀하지만,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내게 직접 주시는 말씀을 붙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더 깨닫게 되었다. 말씀을 내 눈과 마음으로 직접 보고, 읽고, 되새기는 일이야말로 인격적인 만남의 자리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성경은 때때로 지금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족보나 율법, 반복되는 전쟁 등은 내 삶과 무관하게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스킵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 모든 이야기 안에도 하나님의 메시지가 있다. 성경 전체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구약에서 시작해 신약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완성되어 가는지를 보여준다. 이제는 해설 이전에, 본문 그 자체에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이 어떻게 일하셨는지, 어떤 마음으로 말씀하시는지 그분의 시선으로 성경을 다시 바라보며, 내게 주시는 말씀을 직접 듣는 기쁨을 회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