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어지는 길이 예수 그리스도

내가 없어지는 길이 예수 그리스도
Photo by ÉMILE SÉGUIN ✳️✳️✳️ / Unsplash

'주님, 나를 왜 이 곳에 보내셨나요?
주님, 도와주세요.'
가장 많이 벹은 말들이였다.

나의 에너지와 나의 강점을 당장 보여줄 수 없는 곳,
내가 죽고 또 죽어야되는 곳,
나를 절대 드러낼 수 없는 곳 이였다.

'웃지 마세요. 이모티콘도 쓰지 마세요.
드라이한 커뮤니케이션 못해요?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그런 말들이 하나하나 마음에 걸렸다.
남들은 그냥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일도
나는 붙잡혔다.
나한테 더 쎄게 하는 것도 있다고 했다.
'왜 나만...'

남들이 하기 싫은 일들,
귀찮은 일들을 솔선수범해야했고
그런 일들은 절대 일이라고
업무에 포함되지 않았다.
'나도 막내때 원래 화장실 청소부터 했었어.'

스몰토크에도 끼기가 어려웠다.
소근소근 자리에 가서 속삭이듯 물어보고
밥 먹을 때면 한마디도
꺼낼 수 없을 만큼의 두려움과 공포
이전의 내가 절대 아니였다.

'선생님 저 숨이 안 쉬어져요.'

한의원에 가서 선생님께 내 증상을 이야기하다가
30분 넘게 선생님과 심리에 대한 상담을 했다.

'마음과 몸이 연결되어있어요.
몸이 치유되면 마음이 치유될 것 같아요?'

'저는 모난 돌 같아요.
안맞는 옷을 억지로 껴입고 있는데,
그래서 회사만 들어가면
숨이 안쉬어지고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럽고 체한 기분이에요.'

그냥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날들도 있지만,
어느새 그들의 바램대로 서서히 태워져있었다.
왜 나는 여기 이곳에 하면서 당장 나가고 싶은 날들이
수 없이 흘러졌는데 한 가지 붙잡았다.

이들은 안믿는 사람들이었고
홀로 믿는 사람으로서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믿는 사람은 달라!'

근데 돌이켜보면 회사에서 내가 없어지는 그 과정이
죽도록 힘든데, 어쩌면 이 없어지는 과정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해야하는 일이라면
진짜 죽도록 힘들지만 이것도 하나님의 뜻 아닐까?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받으신 모욕과 비난,
낮은 자리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신 그 이야기.

예수님도 하셨는데...

숨 막히도록 힘들지만 덕분에 나는 매 순간
아니, 매 시간마다 하나님을 외치고
하나님과 예배하는 순간들이 소중해졌다.

나를 바꾸려하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는 이가 있다고?

세상은 프레임에 씌워 자기자신을 바라보게 하고
조직에 맞춰, 다른 사람들에 맞춰 바꿔버리는데
절대 바꾸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기다려주시고
사랑으로 깨닫게 하시고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시는 분

그분의 무한한 사랑에 감사했다.
아프지만 믿음으로 이겨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