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e Sovereignty
어둠 속에서 빛이 보인다.
폭풍 속에서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난다.
오늘은 응급실에 다녀왔다.
아직 발도 안나았는데,
발에 이어 이제는 손이라니.
말도 안 되게 낙심되었고,
'내가 혹시 불순종했었나?
내가 혼나는 중인 건가?
아니면 이 회사로 온 게 잘못된 일이었나?
도대체 상반기에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 거지?'
별의별 생각이 들 정도로
계속해서 상반기 내내 건강으로 치셨다.
이런 상황 속 부모님은 차가웠다.
독립한 자녀로서
정서적, 경제적으로 독립을 이루어야 하기에
아픈 이 시절들을 상반기 내내 보내면서
"관리 잘 해."
한마디뿐, 신경 써주거나 케어해 주지는 못했다.
4개월 넘게 제대로 얼굴을 본 적도 없었지만,
이제는 바랄 수도 없었다.
내가 기대하는 부모님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모습에
홀로 서러웠고, 서운함만 가득찼다.
'내가 원하는 부분을 부모도 채워줄 수 없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필이면 보험도 만료되는 시점이라,
새로 가입 하기에는
아직 완치되지 않은 발이 문제가 되었고,
어쩌면 나는 생돈을 들여
핀을 제거해야 하는 날이 오겠구나,
여러 고민에 휩싸였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고
어떻게 준비해야되는지 조차 모르겠다.
회사에서도 발이 금방 낫지 않아
업무를 조정하게 되었고,
새로 맡은 일들은 내가 잘 해낼 수 없는 일들이 중심이었다.
그 일들을 쳐내는 과정이 고통스러웠다.
'왜 내가 잘하는 부분을
더 키워갈 수 없나요?' 되물었다.
성경 속 인물들은 폭풍 속에서 하나님을 만났고,
어둠과 빛은 한 무대에 함께 있을 수 없으며,
욥도 41장까지는 고통을 겪었지만
42장에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주권을 가진 하나님을 인정하라.'
나는 현실과 상황 너머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이 시간을 허락하신 이유를 묵상하며,
하나님과 더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함을 느꼈다.
나의 믿음이 연약해서,
나는 여전히 하나님을 제단하려 하고,
이해되지 않는 것들에 원망하기도 하며,
주신다고 하셨던 것들을 믿지 못하고
'언제 주실 건가요?'
토로하고 따지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 상황을 인정하며 마주하고,
하나님이 무엇을 배우기를 원하는지를
집중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루하루를 견디는 과정 속에서도
하나님은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붙여주셨고,
그 인연들 속에서 하나님을 느끼게 하셨다.
확실한 것은,
주님이 나를 크게 쓰시려는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들은
결코 쉽게 살아갈 수 없다는 것.
그렇다면 나는 지금의 모든 상황을
뛰어넘는 상상력으로
인내하고 현재를 버티며 보내야 한다.
'사명'은 단순히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견디고 이겨내는 것임을 배운다.
기도원에서 영적으로 불타 올랐던 시절과는 달리,
지금 나는 일터에서 조직 생활의 '태움'으로 인해
그때의 에너지를 거의 소진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에너지가 그리우면서도,
동시에 다시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힘을 잃지 않고 하나님 안에 온전히 거하며,
이미 성취된 언약들이 이루어질 것을 소망하며,
오늘 하루를 믿음으로 보내야겠구나.
분명히, 하나님께서 이 많은 시련과 고난들을
지금 나에게 허락하신 이유가 있으며,
나는 이 모든 것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영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어둠을 이기시는 하나님께 구하고 또 구하며
이 시간을 이겨내야만 한다.
모든 퍼즐 조각들이 결국은 다 맞춰지고,
내가 겪은 이 시절이 단순한 '훈련'이 아닌,
구체적인 하나님의 계획임을 설명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믿음과 기도 뿐.
분명히 하나님은 나를 크게 쓰실 것이고,
이 상황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에 감동하며,
상상 그 이상의 해결과
새로운 삶의 경험을 누릴 날을 기대한다.
나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딸,
하나님이 쓰실 제자,
하나님의 귀한 양이다.